본문 바로가기

들꽃산행기

주말이면 찾아오는 추위와 바람 이번에는 꽃셈..

주말이면 찾아오는 추위와 바람 이번에는 꽃셈추위에다 밤새 바람이 불어대서 심란한 마음을 더욱 부추켰다.

다행히도 햇살은 눈부시고 유리창 밖으로 비치는 날씨는 따뜻한 봄날일것만 같아서 일기예보가 아니었다면 착각을 할 정도다.

애들을 보내놓고 산행준비를 했다. 혼자 하는 산행이라 신경 안쓰여서 편한 마음으로 베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9시 30분 도숭산을 가보기로 했다. 백암산 넘어 능선을 타면 될것이라는 짐작 하나로 여유 있게 천천히 쉼 없이 백암산을 넘어서 무조건 능선길을 탔다. 다행히도 군데군데 꼬리표도 달려 있고 오솔길도 살포시 나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계속되는 솔숲 길 따라 혼자 걷는 산길은 생각 보따리를 안고 가서 인지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게 마냥 걸었다. 아무도 없는 고즈늑한 산길 이었지만 새소리와 바람 소리에 나무들이 부딛치는 소리가 가끔 귀를 쫑긋거리게 했지만 즐비한 솦숲길은 에워 싸듯이 더욱 깊어지고 더욱 아름다워지고  오라고 손짓할 뿐이다.

표지판도 없는 산길 따라 걷고 또 걷고 저만치 보이는 괘관산과 백운산만 바라보고 꽉꽉 들어찬 솔숲길을 헤치고 바람과 함께 쉴새없이 걷다보니 도숭산인가? 가파르게 올라보니 멀리 천왕봉에 있는 산불감시 초소가 보인다.

정말 많이 왔나 보다 1시 30분 4시간을 걸어온 셈이다.

능선길이라 돌아가는 시간도 비슷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며 더 가고싶은 욕심을 접고 되돌아 섰다. 양지 바른곳에 앉아서 허기를 채우고 되돌아 가는 길은 올때 와는 달리 무서움 까지 동반한다.

중간중간 있는 무덤에 인사도 하고 혼자 말도 중얼 거리면서 이렇게 걸어서 나를 바로 세울수 있고 굳굳하게 중심을 잡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되집어 오는 산길은 때론 다른 길로 접어 들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하며 어림 짐작으로 왔는데도 무사히... 낮익은 백암산이 반가움으로 맞아주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의 7시간은 나를 돌아 보게 했고 내 안을 깨끗이 정화하고 온 그런 느낌으로 또다른 에너지를 얻어온 충만감이 포만감으로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산은 늘 말한다. 의연하라고....